romanticstudio.

Finding all my previous motives growing increasingly unclear.

Love your life

+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가득한 하루였다/이기도 했다. 늦은 오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잔잔히 통증이 있는 것도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기분이면 뭔가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는 평소에는 여유없이 자주 가지 못하는 즐겨찾기의 블로그들을 구경한다. 나만의 치료법은 아니지만, 이렇게 두어시간 보내고 나면 기분은 말끔이 나아진다. 나름 팬을 자처하는 도시부부의 시골생활 블로그는 사진이 보고싶고, 사람 사는 법이 다양하단걸 배우고 싶을 때 들어가서 위안을 받는다. 혼자 집에서 나와 길을 잃은 강아지 마냥 정처없이 떠도는 그 여자의 여행 블로그도 뭔가 내 안의 욕구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그리고 서재의 이야기로 가득한 그 곳에 들어가 책 향기 나는 그 글귀에 발걸음을 멈춘다.

+ 병원에서 갔다온 사이 대문 밑으로 엽서 두 장이 놓여있었다. 두개다 터키 여행에서 어머니께서 쓰신 손편지였다. 2년 전의 유럽여행 때 받은 조재와 나의 엽서가 많이 생각에 나셨었는지, 그 이후 먼 곳으로 여행에 나서면 줄 곳 집으로 되돌아오는 편지를 보내신다. 색이 고운 그림이 그려진 터키의 우표와 엄마의 여행에서 느껴지는 기분이 담겨있었던거 같다. 건강하게 오래 살다보면 나도 언젠가의 누군가에게 이런 즐거운 이벤트를 해줄 수 있겠지. 웃음이 난다.

+ 어제 저녁은 계획과 다르게 늦게 자게 되었다. 다름이 아니라, mbc에서 하는 다큐멘터리가 꽤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의 진정한 예술의 의미와 미적 체험 교육의 힘에 관련된 다큐였는데, 졸업 후 느끼는 절박함의 상실된 내 마음에 뭔가를 던져준 느낌이였다. 어떤 예술 그룹의 이름이 We make money not art인걸 봤을 때, 난 적잖이 동의했다. 나 역시도 사랑하는 대상을 갖고 결국엔 인생의 설계에 이용해야하므로, 결국엔 돈과 현실적인 문제와 귀결되는 상황이 싫었다. 난 열쇠를 쥐고 있지만, 문을 열고 그 밖에 있는게 무엇인지 봐야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너무 패배감과 무력감에 빠뜨렸다. 문득 손이 망가지고 겁을 내던 그런 행동들이 다시 하고 싶어졌다. 사진으로 도피했던 것이 아니라고 내게 증명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뉴욕에 있을 때 마티가 보여줬던 퀼트 느낌의 헝겊인형도 만들어 보고 싶었고, 실크 스크린으로 만들어진 섹시한 디자인의 포스터도 홍대 거리에 붙이고 싶어졌다. 스프레이로 마구 낙서를 하고 다니던 2학년 때의 일들도, 2층 작업실에 말라비틀어져 가고 있는 유화 캔버스 작업들도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 용기가 솓았다. 해봐야 겠다, 라는 다짐이 생겼다. 그 다큐의 마지막 멘트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은 우리의 삶 자체다’라고. 응, 여전히 난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경외심이 가득하고, 해보고 싶은 일들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하다.

+ 오랜만의 포스팅을 길게 적고 나니, 사랑하는 애인이랑 함께 느릿느릿 여유있는 주말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찼다. 그 사람의 기타소리와 너무 행복한 웃음 소리. 언젠가 가능해지겠지.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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