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가 끝나고, 작은 잔으로 맥주를 마시고 카메라를 잡고 다시 무대 한 켠에 선다. 마치 이 음악이 끝나고, 오늘과 내일의 경계가 오직 나의 의지로만 구분되는 그런 굉장한 생각이 온 몸에 가득하면, 그 날을 몇 일이라고 기억해야할 지 모호하게 되어버리지만, 그게 언젠가의 나의 신나는 하루가 된다.
누군가의 하루의 시간 중 언제쯤에서 최악의 일을 겪고, 손에 있는 술과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담배연기, 손 끝에 닿는 무의미한 이성의 촉감, 그래도 가장 위로를 해주는 것은 한숨에 섞여 흐르는 비트있는 음악의 베이스 라인일꺼다. 난 그 완벽함을 채워주기 위해 바쁘던 플레이 생각에, 아니 적당한 타이밍에 취기가 돈다. 몽환적인 혼돈의 시간이 강할수록, 잠잠해진 고요가 더 평온하게 느껴지니까. 뭐든지 잘 될 꺼라는 표정과 뭐든 해낼꺼라는 기분을 가지고, 웃으면서 유혹한다. 음악도 카메라 셔터도 멈추지 않는 어떤 순간.
